2010년 1월 30일 토요일

#6

그 다음 동물은 새끼 고양이였다. 완전히 하얀 새끼 고양이. 그것은 울퉁불퉁한 바닥, 열린 굴뚝, 다소 부러진 식탁과 거칠게 백색 도료가 칠한 부엌에 속했다. 벽에 대면 새끼 고양이는 검은색 눈 말고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의 머리를 돌리면 벽 속으로 사라졌다. 바닥위로, 아니면 식탁위로 뛰어오르면 마치 벽에서 도망쳐 나온 생명체 같았다. 나타나고 사라지는 방식이 그에게 터주의 신비로운 친밀함을 주었다. 나는 언제나 터주는 동물이라고 생각해 왔다. 때때로 보이고 보이지 않은, 하지만 늘 존재하는. 내가 식탁에 앉으니까 새끼 고양이는 내 무릎위로 올라왔다. 털처럼 하얀 뾰족한 이빨이 있었다. 그리고 분홍빛 혀. 모든 새끼 고양이 같이 그는 끈임없이 놀았다: 자신의 꼬리를 가지고, 의자 등 위에서, 아니면 바닥에 있는 바스라기를 가지고.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엔 위에 누울 수 있을 만한, 부드러운 무언가를 찾았다. 그는 가능하면 하얀색 것을 선택한다는 것을 나는 매료된 상태로 일 주일 동안 관찰했다 - 하얀 수건, 하얀 스웨터, 하얀 빨래. 그 다음엔,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몸을 웅크리면, 흰 벽에 둘러사인 그는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았다.

#5

잠시 후 토끼는 다시 길 위로 달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6명의 남자가 뒤를 쫒고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식사 후 벌떡 일어선 것 처럼, 그 토끼보다 훨씬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바위산과 첫 눈이 덮인 작은 땅을 향해 토끼는 위로 달렸다. 세관 직원은 토끼잡는 방법에 대해서 소리를 질렀다 - 그리고 나는 계속 운전해 갔다, 국경을 넘어.

2010년 1월 26일 화요일

#4

옛날 옛적에

처음에는 토끼였다. 산으로부터 2천미터 떨어진 곳에서. 어디 가세요? 라고 프랑스 세관 직원이 물었다. 이태리로요, 내가 말했다. 왜 멈추지 않았어요? 하고 물었다. 나는 계속 가라는 줄 았어요, 내가 대답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것이 잊혀졌다, 9미터 떨어진 곳에서 토끼 한 마리가 길을 건넜기 때문이다. 갈색 연기같은 솜털이 귀끝에 나있는, 군살없는 토끼였다. 그리고 천천히 달리는 거였지만, 자기 목숨을 건지기 위해 달렸다. 어쩔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3

일 편은 시간에 대한것입니다.
이 편은 공간에 대한것입니다.

1/한 때

서류를 보여주려고
돈을 내려고
혹은 전철 시간을 확인하려고
지갑을 열 때
나는 너의 얼굴을 본다

꽃가루는
산보다 오래되었다
산 치고는
아라비스는 젊다

꽃씨들은
여전히 뿌리를 내리고 있을것이다
아라비스가 나이가 들어도
언덕보다는 높지 않을 그때에도

꽃은 마음의
지갑, 산보다 더 오래도록
우리를 살게하는 힘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그리고 내 마음

2010년 1월 23일 토요일

#2

이 책을 구상하고 쓴 몆년동안 지원과 격려를 보낸 암스텔담의 Transnational Institute와 워싱턴의 Institute of Policy Studies에게 감사와 연대를 표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런던의 뉴 소사어티(New Society)와 뉴욕의 빌리지 보이스(The Village Voice)가 출판한 몆몆 글들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들이 들어있습니다. 이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앤토니 바네트 (Anthony Barnett)가 재공한 중대한 도움을 위하여 감사합니다.

#1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그리고 내 마음




존 버거
판테온 책